2008 글로벌 금융위기: 게임이 시작되는 폭락
투자 시뮬레이션 쇼보의 18년은 하필 이 해에 시작됩니다. 미국의 주택담보대출 부실이 전 세계 금융 시스템을 무너뜨린 해입니다. 2008년이 한국 시장에 남긴 흔적을 짚어봅니다.
서브프라임에서 리먼까지
발단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였습니다. 갚을 능력이 의심스러운 사람들에게까지 나간 주택담보대출이 복잡한 파생상품으로 쪼개져 전 세계 금융기관의 장부에 흩어져 있었고, 2007년부터 집값이 꺾이자 그 부실이 어디에 얼마나 숨어 있는지 아무도 알 수 없게 됐습니다. 2008년 3월 베어스턴스가 헐값에 인수되며 경고음이 울렸고, 9월 15일, 158년 역사의 투자은행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하면서 위기는 공황으로 바뀌었습니다. 은행들이 서로를 믿지 못해 자금을 거두자, 신용 경색은 바다 건너 실물경제까지 얼어붙게 했습니다.
한국: 주가 반토막, 환율 급등, 키코의 눈물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연초 1,800선 부근이던 KOSPI는 10월 한때 900선 부근까지 밀렸습니다. 1년이 채 안 되는 사이에 시가총액의 절반이 사라진 셈입니다.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며 원/달러 환율은 연초 900원대에서 치솟기 시작해 1,500원선까지 올랐고, 은행 간 달러 자금이 마르면서 제2의 외환위기설까지 돌았습니다.
환율 급등은 뜻밖의 희생자를 만들었습니다. 환율 하락에 베팅하는 환헤지 파생상품 키코(KIKO)에 가입했던 수출 중소기업들이 환율이 폭등하자 거꾸로 대규모 손실을 떠안은 것입니다. 수출로 번 돈을 파생상품 정산으로 토해내는, 헤지가 도리어 칼이 된 사례로 지금도 회자됩니다.
저금리 시대의 출발점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전례 없는 속도로 대응했습니다. 미국 연준은 금리를 사실상 제로까지 내리고 양적완화라는 새 카드를 꺼냈으며,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5%대에서 2%까지 빠르게 인하했습니다. 시장은 2009년 봄부터 바닥을 다지고 반등했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다음입니다. 이때 풀린 유동성과 저금리 기조가 이후 10여 년에 걸친 자산 가격 상승 시대의 출발점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2008년의 공포를 어떻게 통과했느냐가, 그 뒤에 올 긴 상승장을 누릴 수 있느냐를 결정했습니다.
게임에서는: 18년 성적의 첫 갈림길
쇼보를 시작하면 첫 해에 이 폭락이 그대로 닥칩니다. 공포에 전량 매도하고 예금으로 도망갈 것인가, 환율 급등을 달러 자산으로 받아낼 것인가, 아니면 바닥 부근에서 분할 매수에 나설 것인가. 18년 성적의 상당 부분이 이 첫 시험에서 갈립니다. 차트에는 미래가 그려져 있지 않다는 사실을, 첫 해부터 체감하게 됩니다.
→ 다음 시대: 2011 미국 신용등급 강등: 흔들린 안전의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