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코로나 쇼크와 동학개미
속도 면에서 전례가 없던 폭락, 그리고 그만큼 빨랐던 반등. 사상 최악의 변동성 구간이 한국 개인 투자자의 풍경을 바꿔놓은 해를 짚어봅니다.
한 달 만의 30%: 속도의 폭락
2020년 3월, 세계보건기구의 팬데믹 선언과 함께 세계 증시는 한 달 만에 30% 안팎이 무너지는, 속도 면에서 전례 없는 폭락을 겪었습니다. 2008년의 위기가 1년에 걸쳐 시장을 갉아먹었다면, 2020년의 위기는 몇 주 만에 같은 깊이까지 떨어뜨렸습니다. 국경이 닫히고 공장이 멈추고 비행기가 뜨지 않는, 경제 자체가 정지하는 시나리오 앞에서 가격이라는 것이 의미를 잃는 듯했습니다. 4월에는 수요가 사라진 WTI 원유 선물이 사상 처음 마이너스 가격에 거래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KOSPI 1,400선과 연쇄 서킷브레이커
연초 2,100선 위에서 출발한 KOSPI는 3월 19일 1,400선까지 밀렸고, 3월에만 매매를 강제로 멈추는 서킷브레이커가 연달아 발동됐습니다. 외국인은 연일 기록적인 규모로 한국 주식을 팔아치웠습니다. 그런데 이때, 이전의 폭락장과 다른 일이 벌어졌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이 그 매도 물량을 받아내기 시작한 것입니다. 외세에 맞선 동학농민운동에 빗댄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이름이 붙었고, 주식 계좌 개설이 폭증하며 투자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전 국민적 화제가 됐습니다.
V자 반등과 유동성의 시대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대응은 2008년의 교과서를 더 크고 더 빠르게 펼친 것이었습니다. 금리는 즉시 사실상 제로로, 재난지원금과 무제한 양적완화가 쏟아졌습니다. 시장은 V자로 반등해 그해 안에 전고점을 회복했고, 이듬해까지 주식·부동산·암호화폐가 동시에 달아오르는 유동성의 시대가 이어졌습니다. 3월의 바닥에서 공포에 판 사람과 버틴 사람, 그리고 사들인 사람의 성적표는 불과 1년 뒤 극적으로 갈렸습니다. 다만 그 유동성의 파티에는 청구서가 따라온다는 것을, 시장은 2년 뒤에 배우게 됩니다.
게임에서는: 손을 묶을 수 있는가
쇼보에서 2020년은 사상 최악의 변동성 구간입니다. '코로나 폭락 무매도' 도전 과제가 바로 이 시기를 겨냥합니다. 폭락의 한가운데서 매도 버튼에 손대지 않고 버틸 수 있는가. 반등을 의심하며 바닥에서 내릴 것인가, 아니면 떨어지는 칼을 잡으러 들어갈 것인가. 짧고 깊은 V자 한가운데서 당신의 원칙이 시험대에 오릅니다.
→ 다음 시대: 2022 금리 급등기: 유동성 파티의 청구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