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미국 신용등급 강등: 흔들린 안전의 기준
금융위기의 상처가 아물어가던 해, '절대 안전'이라는 개념 자체가 의심받기 시작했습니다. 지진과 재정위기, 그리고 사상 초유의 미국 국채 등급 강등까지. 2011년을 짚어봅니다.
재난과 위기의 연쇄
한 해의 시작부터 심상치 않았습니다.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도쿄 증시를 폭락시키고 글로벌 공급망을 강타했습니다. 부품 하나가 멈추면 전 세계의 공장이 함께 멈춘다는 사실을 시장이 실감한 사건이었습니다. 여름에는 그리스에서 시작된 유럽 재정위기가 이탈리아·스페인으로 번지며, 단일 통화 유로존이라는 실험 자체가 흔들렸습니다.
8월 5일: AAA가 깨진 날
그 와중에도 상반기의 한국 증시는 자동차·화학·정유, 이른바 '차화정' 랠리에 올라타 4월 말 사상 처음 2,200선을 돌파하며 들떠 있었습니다. 그리고 8월 5일, 신용평가사 S&P가 사상 처음으로 미국 국채의 AAA 등급을 박탈했습니다. 세계 금융 시스템의 '무위험'이라는 주춧돌, 모든 자산 가격의 기준점이 흔들린 것입니다. 글로벌 증시는 동반 급락했습니다. 5월 한때 2,200선을 넘어섰던 KOSPI는 8월 한 달 새 1,700선 부근까지 밀렸고, 9월 말에는 1,650선까지 낮아졌습니다. 금융위기에서 회복된 줄 알았던 시장이 다시 한 번 고점 대비 4분의 1을 반납한 셈입니다.
금의 시간, 그리고 중앙은행의 응수
역설적으로 이 불안은 금으로 돈을 몰았습니다. 달러도 국채도 못 믿겠다는 심리 속에 금값은 그해 늦여름 온스당 1,900달러 부근의 역사적 고점을 찍었습니다. 미 연준은 9월, 단기 국채를 팔아 장기 국채를 사들이며 장기 금리를 인위적으로 누르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로 응수했고, 유럽중앙은행은 이듬해 여름 '유로를 지키기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는 드라기 총재의 선언으로 위기의 불길을 잡았습니다. 위기는 또 한 번 더 큰 유동성으로 덮였고, 시장은 그 학습을 잊지 않았습니다.
게임에서는: 안전자산이라는 선택지
쇼보에서 2011년은 금융위기에서 회복되어 안도하던 자산이 다시 한 번 크게 흔들리는 구간입니다. 그리고 위기 때마다 빛나는 금이라는 대안을 처음으로 진지하게 시험해 볼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주식이 무너질 때 포트폴리오의 한 귀퉁이를 금이 받쳐주는 경험, 그것이 이 해의 수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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